아직도 일제의 다스림 아래 사는 사람들
몇 해 앞에부터 우리 옷에 마음 쓰게 되었다.
앗선 끄트머리에 나라를 빼앗긴 임금이란 사람이 우리옷을 버리고 저바다 건너 사람들의 옷을 입고 벼슬아치들에게도 그 옷을 입도록 한 뒤로 우리 옷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우리 옛 옷이 거추장스럽고 입고 나날살이를 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것을 아주 내동댕이치고 남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입는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것의 좋은 것은 살리고 남의 것의 좋은 것은 받아들여서 더욱 날려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저바다 건너 사람들의 옷만을 입어온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에 우리옷을 살펴보고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 살려나가야 할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저바다 건너 옷도 배워야 해서 책도 보고 여러 곳에서 배워보려고 하다 보니
이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쪽발이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크게 놀라고 성나고 있다.
이들은 왜 그러고 있을까?
일제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지 일흔 해가 지났다.
그들 손아귀에 있었던 것이 서른 다섯 해니 그 두곱이 넘는 해달이 지나갔는데!
아직도 일터에서는 일본말이 쓰여지고 있다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일터(현장?)에서 못 알아 들으면 안된다고 일본말들로 가르치고 있으니 이게 어떻게 된 나라냐?
우리말을 못쓰게 하고 얼마나 이 나라와 겨레를 억눌러왔는데 그 놈들의 말을 이제가지 쓰고 있단 말인가?
쪽발이들은 바다건너 애들한테 배우면서도 거의 모두 저희들 말로 바꾸어 쓰고 있는데
그 놈들한테 그렇게 억눌리고도 그 말을 지금도 쓰고 있는 그 들은 무엇인가?
못 배우고 일본놈 밑에 들어가 어렵게 솜씨라고 배운게 그것이라 알량하게 알고 있는 쪽발이 말 몇마디가 내세울 것이란 말인가? 멀쩡한 우리말 놓아두고 쪽발이말을 내뱉고 있는 그 주둥아리는 무엇이고 그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목숨 걸고 나라 찾겠다고 애쓴 분들도 계시건만, 쪽발이 밑에서 먹고 살려고 솜씨를 배웠으면 나라찾은 때로 부터 바로 쪽발이 말 버리고 우리말 찾아 바꾸었어야 할 것을, 그 뒤에 나라찾은 뒤로 배운 사람들까지 아직도 그것이 무슨 솜씨의 갓대인 양 내뱉는 그 꼬라지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쪽발이말이 무슨 전문용어라나?
이들은 아직도 일제의 다스림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 아닌가?
빨리 이 사람들을 일제의 다스림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하는데 누가 나서야 하나?
나라에서 나서야 하나?
나라가 나라다워야 이런 일을 풀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