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고 나서

[스크랩] 수리메를 오르고 나서(8/10)

하늘꿈꾸미 2008. 8. 19. 15:34

수리메에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 든 지가 오래되었다. 접때 한메(지리산)를 다녀올 때 산돌이님에게 올라 보자고 하였는데 빨리도 올려 주셨다. 며칠 앞에 놓고 올려놔 둘이 가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봄비님하고 작은별님 그리고 솔나무님이 함께 하게 되어, 조촐한 메오름이 되었다. 집에서 나서는데 사람들이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는데 박태환이가 쇠목걸이(금메달)를 땄다는 것이다.


수리메(수리산)란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여러 이야기가 있으니,

1. 큰 물벼락이 있어 저바다(서해) 바닷물이 이곳까지 들어와 수리가 앉을 만큼 남았다 하여 수리산이라 이름했다는 것.

2. 또는 땅의 꼴이 수리의 두 날개와 두 발꼴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이름지었다는 것.

3. 살다의 살에서 쌀이 나왔고, 쌀이나 낟알(곡식)과 함께 꼭 있어야할 것이 땔감인데, 이 땔감을 대는 것이 솔나무이고 그래서 솔나무의 솔도 살에서 그 말뿌리를 찾아야 하며, 우리나라 메이름이나 땅이름 가운데 수리 설악 설원 따위가 많은데, 모두 살에서 나왔다나? 따라서 수리메는 이런 땔감나무를 대주는 메라는 뜻이라 한다(이세종 안양대학교 명예교수).

4. 수리 수리치 수리골 수리재 수리날 따위는 수리날(단오)와 끈매(관계)가 있는 말이고, 수릿날 몸을 씻고 나물을 뜯던 일에서 수린란 이름을 가진 곳에는 냇물이 있고 멧나물 수리치가 많이 나던 곳이라 한다. 

 

우리가 올라간 길은 쑥고개에서 하늘봉(태을봉)으로 길이었는데, 멧밑참(산본역)에서 만나 체육공원네거리쪽에서 메로 들어가 첫봉우리가 184봉인가에 다달으니 부곡복합화물터미널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 따위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감투봉을 거쳐 경기도유림까지 가는 길은 가파르지 않고 흙길이어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쉬엄쉬엄 사부작사부작 가다 쉬다, 호박도 먹고 방울토마도도 먹고, 오이도 먹으면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갔다.  용천샘에서 물을 채우고 나선 길은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이어서 땀을 흘리면서 슬기봉(474.6저자)에 다달았다. 왼쪽에 하늘지키미 바오달(군영)이 있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가는데 등성이 너덜길이 바위등성이가 되면서 500저자(미터)되는 메가 거져먹을 메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해날(일요일)이라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낮밥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나와 힘을 쓰게 되니 기운을 차리기 어렵다. 참외와 고구마로 배를 채우고 다시 힘을 내서 하늘봉으로 발걸음을 옯긴다. 강증산이 일으킨 증산교 대순진리회 및 큰가르침(종교)이라는 것에 마주해 아는 대로 이야기들을 나누며 걷다보니 하늘봉에 이른다. 하늘봉(태을봉: 489저자)에 다달으니 돌에 됫글로 태을봉이라고 새겨 세워놓았다. 태을도(교) 태을주라는 말도 들어보았지만, 태을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집에 와 찾아보니,  한울(우주)의 밑몸(본체)을 사람으로 만든(인격화) 하느님(천제)이라 한다. 참 어려운 말이다. 태을이니 천왕이니 하는 것들이 하늘을 다스리는 무엇이라는 말인데, 멧봉우리에다 이런 이름을 붙여 하늘과 이어지려고 한 것인 것 같다. 메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붙이는데, 우리말로 하늘봉(하늘봉우리)이라고 하면 어떨까? 그리고 됫글로 새겨 놓으니, 됫글 모르는 사람은 무슨 봉우리인지도 알 수 없고, 요즘은 한글로 많이 새겨 놓는 것 같은데, 찌검만 보면 여기가 됫나라(중국)인 것으로 잘못 알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두루 보이는 것들이 많고, 저녁바다(서해)까지 보인다. 여기서의 해넘이가 참 볼만하다고 한다. 어름강정(어름과자)을 하나씩 먹으며 찌검을 찍는데, 그것 파는 분이 이리가라 저리가라 이렇게 하라 판을 잘 짜신다. 해넘이도 보고 왔으면 좋겠으나 발길을 서둘러 노랑바위쪽으로 내려왔다. 거의 다 내려와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는데, 벌써 날이 저물어 어두워진다. 마져 내려와 가까운 닭집에 들러 보리술을 한 그릇씩 마시고, 아쉬움을 남긴채 수레에 몸을 싣고 온 곳으로 돌아간다.


다음에 올 일이 있다면, 명학참쪽에서 길을 잡아 수리봉(수암봉)쪽으로 멧등을 길게 타 볼 생각이다.

출처 : 3050 산마루산악회
글쓴이 : 흰두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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