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깨침절(영각사)쪽들머리-> 마큰너그럼메(남덕유산)-> 바람소리재(월성재)-> 삿갓봉-> 미르춤메(무룡산)-> 겨울잎재(동엽령)-> 흰바위메(백암봉)-> 가운봉(중봉)->옷곳쌘봉(향적봉)-> 눈하늘봉(설천봉)-> 바구니(곤돌라)
마한에서 미리내인메(한라) 한메(지리) 눈메(살악)에 이어 네제째 높은 큰너그럼메를 이제야 오르게 되었다.
큰수레를 타고 넋깨침절쪽들머리에 다다라 수레안에서 깨죽으로 뱃심을 돋군 뒤 04:00에 오르기 벌이었다.
큰너그럼메란 이름은 처음 걱정덜어주는메?[광려산(匡廬山)또는 여산(廬山)]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해섬과의 싸움(임진왜란) 때 나리들이 어지러움을 벗어나 멧속으로 숨어들어 많은 목숨을 살렸다.
이때 해섬놈들이 나리들을 잡으려고 멧속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안개가 끼어 한 발자국 앞을 볼 수가 없어,
나리들이 아무 일 없을 수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부터 크게 너그러운 메라는(덕유산)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메이름 좀 알아먹을 수 있게 민우리말로 지어보자.
됫글로 된 이름 됫글이 어떤 글씨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알아내도 그 뜻이 여럿이라 어떤 뜻으로 지었는지 알기 어렵고.
무슨 뜻인지도 모른채 소리만 무슨메라고,
우리소리도 아니고 됫소리도 아닌 소리를 외우게 하여,
모든 나리들을 멍텅구리로 만든다.
그렇다고 그 됫글을 이제 됫나라 애들도 알파베트인지 배운다는데,
그것을 가르쳐야한다고 떠들고 있으니...
모두 머리불을 밝히고, 가웃달에 구름과 숨박꼭질하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다리에 힘을 준다.
04:28
오르다 옆으로 좀 누워서 비스듬히 가도 될 터인데 쉬지않고 가파르게 오르기만 한다.
마지막에는 줄줄이 나무 서다리에 이어 쇠서다리가 가파르게 줄줄이다.
거기다 내려갔다 또 오르고 저쪽에 희뿌윰하게 뾰족하게 서있는 가파른 서다리들을 쳐다보니,
아! 다시는 이쪽으로는 오고 싶지 않다.
몇 해째 걸리지 않던 고뿔이, 아들내미한테 고뿔도 안 걸린다고 큰소리친 바로 그날 걸리고 말았으니!
크게 앓지는 않았지만, 여기를 와야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올라만 가는 길은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1,507저자의 마큰너그럼메에 이르다( 06:35 ).
산들바람소리재(07:21). 산들바람불 월이라는 됫글씨가 있단다.
구름 넘어 햇기운이 비친다(07:29 )
머릿불에 비치어 센쇳돌 같이 반짝거린다.
07:47
사갓봉 가는 길에 해가 솟아 올랐다(7:49)
사갓재비낌터에 다다르다(9:11).
여기서 아침을 먹고 다시 떠난다.
닐씨가 풀려서 밖에서 먹는데도 크게 춥지는 않았다.
올라갈 미르춤메
지나온 삿갓봉
미르춤메 꼭대기에 다다르다(11:14).
미르가 춤을 추는 것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인가?
이 쪽길에 큰 나무들이 없다.
함께 가는 살집아제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여름에 여기 비낌터가 비어 있다고 얼씨구 좋다고,
미리잡아 놓고 여기를 오르다 뜨거운 햇볕을 가려줄 큰 나무는 없고
마실 물도 어디 마땅히 얻을 데가 없어
잠날틀을 타고 내려가는 사람도 있었다 한다.
옆에 사람이 비켜주라고 이야기를 하나 오히려 찍힐 몸가짐을 차리는 이 분 찍히기를 좋아 하시는가 보다(12:27).
12:37
겨울에 진잎이 쌓인다는 고개(13:24).
앞으로는 물과의 싸움이다.
겨울이라고 물을 적게 가져온 것이 잘못이다.
아침을 먹을 때까지는 물을 마시지 않고 왔는데,
아침 먹으면서 가져온 물을 모두 마셔 버렸다.
거기서 비낌터에서 물을 사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앞으로 내려 갈 때까지 어떻게 견디어야 할까!
귤 몇낱을 가져온 것으로 버티어 낼 수 밖에 없다.
얼어 죽을까 보아 입을 옷만 잔뜩 싸가지고 오느라고
먹을 것을 넉넉히 가져오지 못한 것이....
아무리 겨울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긴 길을 가면서 물을 너무 조금 가져왔다.
내려 갈 때까지 목말라 허덕여야 했으니...
13:44
사람들도 엄청 많이 왔다(13:54).
오르는 사람 내리는 사람 서로 길을 비끼기도 길이 좁아 한 쪽에서 옆에 서서 비켜줘야 하는 때가 많다.
다니는 길만 단단하고 옆은 눈덮인 푸석한 곳이라 빠지면 푹 들어 간다.
좀 비켜섰다 간다는 것이 함께 온 사람들과 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따라 잡으려니 그렇게 쉽지가 않다.
웬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왔는지...
저자바닥과 다를 게 없다.
사람들이 들끓어 오가기가 쉽지 않다(14:38).
갈길은 멀고 사람들은 들끓고 목은 말라 오고 두레를 보는 것도 찍는 것도 시듯하다.
함께 온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보이지는 않고...
13:03
15:24
15:55
옷곳쌘봉비낌터에서 물을 샀다.
그런데 처음에는 물이 떨어졌다 한다.
다른 마실것을 사려고 하니, 가웃은 얼음덩어리가 된 물이 있다고 한다.
그거라도 좋다고 사서 좀 마시니 한결 살 것 같다.
드디어 맨 꼭대기인 옷곳쌘봉에 다다랐다(15:59).
사람들이 많아서 찍기도 어렵다.
찍을 생각은 하지도 않고, 1614저자라는 돌만 찍고 만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나?
왼쪽으로 눈하늘봉으로 가서 바구니(곤돌라)를 타고 가야하나?
아니면 오른쪽으로 흰연꽃절(백련사)쪽으로 걸어 내려가야 하나?
처음 얼거리는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너무 지치다고 타고 가자는 말들이 많았었다.
그 때는 타고 가는 것이 좋아보이지 않았으나, 이제는 타고 가는 쪽이다.
그 때 마침 맨 뒤에 오시던 연하선경님을 만나, 타고 가는 쪽으로 간다는 것이고 걱정꺼리가 풀렸다.
타고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16:36).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기다리는 사람이 두 즈믄사람은 되는 것 같다.
한 새때 가웃을 기다리고서야 타고 내려올 수가 있었다.
바구니 하나에 여덞 사람이 타는데,
바구니가 여든 낱이나 된다고 한다.
아래에 내려와서 보니 밥집에 사람들이 꽉찼다.
큰 수레도 엄청 많이 왔다 갔다 붐비는지라 큰 수레를 타고서도 여기를 빠져 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냥 서 있다.
여기서는 온 누리의 살림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딴 별나라 이야기로 보인다.
하루 빨리 다른 곳도 여기 처럼 붐비게 잘 돌아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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