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빛내기/우리말을 살리려면

[스크랩] 우리말과 글은 알범(임자)이 될 수 없는가?...누리마루를 넘어야

하늘꿈꾸미 2007. 5. 15. 22:14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먹한(위대한) 사람은 누리마루(세종)임금으로 배웠고 그렇게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요즘 거기에 정말 그럴까하는 섟(의심하는 마음)이 생겼다. 우리나라의 어매님(위대한 사람)이 될려면, 나라를 밖에 떨치고, 안으로 밑에 풋망이(가진 것이라고는 일할 힘과 몸밖에 가진 것이 없는 백성)까지 잘 살게 해야한다고 본다. 나라의 알기(주체성)을 세우지 못하고, 남의 나라에 굽어 지낸 사람은 우리가 가장 어먹한 어매님으로 받들 수는 없는 것이란 생각이다. 누리마루는 되나라 섬기는 데 소홀함이 없었다 한다. 그것은 우리의 알기(주체성)를 세우는 데, 우리의 꺽심(기상)을 키우는데 걸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나라 사람들의 살림을 펴게하고, 가갸(훈민정음)를 만든 일은 아주 훌륭한 일이나, 그 가갸를 제대로 부리지 못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가갸가 거의 가림다글에서 온 것이란 내세움이 있으니, 이는 앞으로 깊이 내리파야(연구)할 꺼리이다. 어쨌든 많이 쓰이지 않았던 가림다글을 널리 씌이게 했다는 데에도 뜻은 깊을 수 있다.

한글을 제대로 부리지 못했다 함은 우리말을 제대로 적을 수 있는 가갸를 나라의 글자로 하여 높채(조정이나 관아)에서부터 저 아래 풋망이까지 모두 쓰도록하지 못하고, 높채에서는 예와 같이 됫글(한자)을 구윗글(공문)로 쓰고 됫글을 잘 쓰느냐로 사람을 뽑아 벼슬아치를 시키니, 한글을 제대로 부리지 못했다고 봐야하지 않겠는가? 가갸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있는 가림다글이 그렇게 불려서 그랬는지,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쓰는 글, 됫글(한자)에 견주어 보잘 것 없는 글, 뒷글, 아녀자나 쓰는 암클, 사나운 글(언문)로 만들어져 버렸으니, 그 뒤로도 갖은 괴로움을 당해야 한다.

가갸(훈민정음)를 만든 뒤 맨 먼저 지어진 책은 무엇인까? 미르(용)가 하늘로 난 노래(용비어천가)다. 임금이 임금일 수밖에 없는 쫑알(이유)을 어리석은 백성들의 머리속에 집어넣자는 것이 아닌가? 새로이 만들 글로 임금 한아비(조상)의 훌륭함을 기리는 것이 가장 빨리해야할 일이었던 것같다. 밀(미르를 줄임)이 하늘로 난 노래(용비어천가)는 되나라(중국)의 것을 먼저 읊어 놓고, 바로 뒤에 이 나라의 것을 이에 견주어 읊어댐으로써, 우리나라(조선)임금집안의 떳떳함을 내세우는 데 한글(훈민정음)을 돌려 쓴 것이다. 말하나 마나 한글(훈민정음)이 있었기에 이를 써서 우리말과 우리나라에 이바지한 바가 말할 수 없지마는 좀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되는 바자(점)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누리마루임금의 뜻을 오늘날에 되살린다면, "가갸(훈민정음)로 꼬부랑말(미국말)과 서로 맞지 않아 어려움을 가진 어리석은 낟살(나라사람:백성)을 다스리고, 구윗집일(정부나 관공서의 정사)은 누리말(세계어:진서)인 꼬부랑말(영어)을 쓴다"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아마 구윗집(정부나 관공서)의 구윗글(공문서)로 영어를 쓰고 있어야 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심떼(권력)의 떳떳함은 아메리카(미국)의 그것(미국의 이익)에 견주어야 하고. 그래서 그런 뜻을 잘 받드는 사람들이 잉글말구윗말삼기내세움(영어공용어론)도 내세우고, 구윗집(정부부처)에서도 잉글리쉬(영어)로 뜻몸(회의)을 한다고 하고, 갈터(대학)들에서는 잉글말(영어)로 뜻풀고(강의하고), 또 우리말과 글은 갈말과 글(학술어와 글)로 알맞지 않아 꼬부랑말로 갈글(논문)을 쓰도록 부추겨지고 있고, 잉글말(영어)만 쓰는 회사도 생기고. 꼬부랑말살이(영어생활)마을이 생기고, 서울저자안큰수레(시내버스)에 로마글 가나다(알파벳)가 나타나고 무슨 잉글말패박(영어로고)인지 무시기인지도 나타나 떠들썩한 꼬라지다. 나라안에서 우리 나라사람을 손님으로 하는 장삿몸도 그 이름을 꼬부랑글로 바꾼다. 차이나(중국)가 살림이 나아지니 됫글(한자)을 다시 써야한다고 소리도 치고. 최만리처럼 한글을 없애야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넉넉수(행운)라 할까? 그러나 한 마디씩 자꾸 꼬부랑말을 쓰면 우리말은 저절로 없어 질 일이 아닌가.

옛날에는 말은 그래도 됫글말(한자말)를 섞었어도 우리말을 썼는데(조정에서 회의를 중국말로 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이제 말까지 남의 말을 빌어 뜻몸(회의)을 한다니 누리마루 때보다 한 발작 크게 더 나아가는 것 같다. 낟살알알뜻(나라사람이 알범<주인>이란 알심<핵심>뜻:민주주의)을 한다는 나라에서 이런 돼먹지 못한 구윗집(관공서)이라는 것도 있으니. 우리말을 하고 한글로 읽고 쓰는 너희들은 알아들을 것도 읽어 볼 것도 없다는 것인가? 가갸를 만든 누리마루도 됫글로(한자) 나랏일을 보지 않았느냐인 것인가?

가갸(훈민정음)는 나라의 알범(주인, 주권자)을 위해 다듬어진 글이 아니다. 다스림을 받는 사람들을 가엾게 여겨 다듬어진 글이다. 그러므로 글씨로서 알범의 받대(지위)를 가지지 못했다. 다스림을 받는 사람이 다스리는 사람에게 뜻을 전하기 위한 윗사리(상소)라는 것을 이른바 사나운글(언문)로 올릴 수 있었는지? 얼마나 올렸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낟살알알뜻(민주주의)을 하고 있는 이 때에 우리말이 그리고 한글이 알범(주인)노릇을 못하고 그 자리를 누리지 못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됫글(한자)을 깨쳤느냐가 벼슬에 나가는 가늠돌이 되었던 옛날과 같이, 이제는 꼬부랑말과 글이 구윗일꾼(공무원)이 되는 가늠돌이 되고, 장삿몸일꾼(회사원)이 되는 가늠돌이 되어서야 예나 이제나 무엇이 다른가? 남의 나라말과 글을 얼마나 깨쳤느냐가 그 나라에서 뜻을 세우는 데에 잴대(기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다만 하나의 쓸샘(도구)일 뿐이어야 한다. 우리의 말과 글을 통해 그가 얼마나 애짓는힘(창의력)을 가졌고, 며리(필요)한 앎과 어름(지혜)을 가졌는가를 잣대로 해야한다.

한글(훈민정음)이 누리마루때 처음으로 애짓은 것(창조한 것)이 아니고 옛 것을 다듬은 것이라는 것이 한글풀이책(훈민정음해례본)에 적혀 있고, 그것이 가림다글에서 나왔다는 내세움(주장)이 있다. 가림다글은 밝달때 벼슬한 신지라는 사람이 사슴발자국에서 귀띔을 얻어, 만든 사슴그림글(신지녹도문자)에서 비롯되었다 하니, 이것이 밝혀지면, 태어날 때부터 업씬여겨졌던 가갸의 설음을 닦아낼 수 있지 않을까? 자못 가다려진다. 나라의 알범이 쓰는 한글이 그 뿌리가 가갸(훈민정음)보다 앞서서 훌륭한 뜻으로 만들어지고 쓰여졌으며, 날래(발전해)왔다는 것을 갖대(증거)를 대 마개올(증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범이 쓰는 알범글로서 한글은 아랫것들의 글에서 이제 알범의 글로서 그 받대(지위)를 다시 찾아 떳떳해지지 않겠는가? 옛 임금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임금인가? 오늘날의 우리는 옛임금을 오늘의 눈으로 보아 옛 일꾼으로 볼 며리가 있지 않을까? 그 일꾼이 오늘날의 알범에 견주어 질 낟살(나라사람:백성)을 위해 일꾼으로서 제대로 일했는지?

38/2/22 숲 일숳
출처 : 알리마
글쓴이 : 구들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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